‘이닝 이터’는 멸종됐는가 – 선발 평균 이닝 5.0의 시대

이닝 이터는 멸종됐는가?. /사진=베이스풋볼

‘이닝 이터’는 멸종됐는가 – 선발 평균 이닝 5.0의 시대

예전엔 "선발은 최소 6이닝은 던져야지"라는 말이 당연했다. 하지만 2025년 KBO 리그에서 그 공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최근 공개된 KBO 공식 데이터에 따르면,

2025시즌 팀별 선발 평균 이닝은 4.9이닝

에 머물러 있다. 이 수치는 KBO 역사상 가장 낮은 수준이며, 사실상 "이닝 이터의 멸종"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진다.


📉 평균 선발 이닝의 하락, 언제부터 시작됐나?

2010년대 초반만 해도 리그 에이스들은 7이닝을 기본으로 던졌고, 퀄리티스타트(QS)는 ‘투수 자존심’의 지표였다.

하지만 2020년대를 기점으로 구단들이 선발 투수의 효율성, 피로 누적, 부상 리스크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5이닝 전후 조기 교체

가 대세가 됐다.

올해 기준 QS 달성률(6이닝 이상, 3자책 이하)은 전 구단 평균 38%에 불과하다. 이제 6이닝 이상 투구는 '예외'지 '기준'이 아니다.


⚙ 왜 이렇게 됐을까? 3가지 주요 배경

1. 세이버메트릭스 기반의 교체 전략

타자와 세 번째 맞대결 시 피OPS가 0.120 이상 올라간다는 통계. 결국 4~5이닝 이후 선발을 교체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실점을 줄이는 길이라는 데이터 기반의 결론이 나왔다.

2. 불펜 전력 강화

불펜 평균 ERA가 선발보다 낮은 팀이 8개 구단에 달할 정도로 2025시즌은 불펜 전성시대다. 특히 한화, NC, 롯데는 3~4이닝 불펜 운영이 오히려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3. 투수 건강 & 로테이션 관리

빠듯한 시즌 일정과 혹서기 기후 속에서 선발 투수 6이닝 이상 소화는 위험 부담이 크다. 부상 방지를 위한 90구 이하 교체가 실질적 기준이 되고 있다.


🧠 ‘이닝 이터’는 정말 쓸모없는 존재가 됐을까?

그렇다고 모든 팀이 ‘이닝 이터’를 포기한 것은 아니다. “끝까지 가줄 수 있는 투수”는 여전히 가치 있다.

예시로, KIA의 제임스 네일은 2025시즌 전반기에만

13번의 퀄리티 스타트

를 기록하며 ‘고전적 선발의 미학’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이조차도 구단의 전폭적 관리와 특수 로테이션 구성(5.5일 간격)이 동반된 결과다.

즉, 이닝 이터는 이제 ‘희귀한 자원’이자 전략적 활용 대상이 된 것이다.


📊 데이터로 본 2025 KBO 선발 트렌드

구단 선발 평균 이닝 불펜 평균 ERA QS 달성률
한화 4.8 2.94 36%
LG 5.1 3.22 41%
SSG 4.7 3.35 34%

전반적으로 볼 때,

선발 평균 이닝이 긴 팀이 반드시 강팀인 것도 아니다

. 현대 야구는 결국 이닝이 아닌 결과로 평가된다.


📌 결론: ‘완투 시대’는 끝났지만, 전략은 더 치열해졌다

완투형 선발의 시대는 끝났지만, 이제는 ‘적시에 내려가는 투수’가 더 높은 평가를 받는다.

5이닝 2실점으로 내려와도, 그 뒤를 탄탄한 불펜이 이어준다면 그건 완벽한 경기 운영이다.

결국, ‘이닝 이터’의 멸종은 야구의 퇴보가 아니라, 더 정교한 전략의 진화다.